국제적인 기술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오늘날 기술력 하나만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중소기업들에게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과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흥 성장 국가에서의 특허권 등 지적재산권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해외 특허출원에 대한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국제특허 또는 세계특허를 받고 싶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국제특허나 세계특허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으며 국제특허 출원이 존재할 뿐이다.
신문 기사나 뉴스, 홈쇼핑에서 `이 제품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술은 2004년에 국제특허를 받은 기술로 전 세계적으로 기술력이 이미 입증된 것입니다'라는 말을 듣게 되는데 결론적으로 현재 국제특허나 세계특허를 받을 수 있는 제도는 없다. 다만 형식적으로 절차를 통일화해 한 번의 특허출원으로 전 세계의 대부분의 나라에 출원과 같은 효과를 주는 국제특허 출원이라는 제도만이 존재할 뿐이다.
국제특허출원이라 함은 특허협력조약(Patent Cooperation Treaty)에 따른 출원(이하 pct 출원)을 말하는데 이와 같은 PCT 출원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PCT 출원은 2가지의 단계를 밟게 되는데 그 첫 번째 단계는 국제 단계라고 하고 그 두 번째 단계는 개별국가로의 국내 단계 진입이다. 국제 단계에서는 PCT 출원한 기술과 국제적으로 유사한 기술이 있는지를 조사하는 국제 조사와 PCT 출원을 예비적으로 심사하는 국제예비심사라는 것을 받게 된다. 출원인은 이러한 국제조사보고서나 국제예비심사보고서를 받아본 후 출원을 계속 진행할 지 여부를 판단한다. 이 판단이 긍정적인 경우, 앞에서 얘기했던 두 번째 단계인 개별국가로의 국내 단계 진입, 즉 출원인이 원하는 일본, 중국이나 미국 등 개별국가로의 단계를 밟게 되는 것이다.
위와 같은 PCT 출원과 구별되는 다른 하나의 해외 특허출원 방법이 파리조약에 의해 개별국가 특허청에 바로 출원하는 제도(이하 개별국가 출원)이다. 이 방법은 PCT 출원과 달리 국제 단계와 개별국가로의 국내단계 진입이라는 2단계의 과정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국내단계로 출원하는 1단계만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개별국가 출원은 특허등록을 받고자 하는 해외 국가에서 PCT 출원에 비하여 신속히 등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 특허출원을 고려할 경우, 앞에서 얘기한 PCT 출원을 이용하는 경우와 파리조약에 의한 개별국가 출원을 이용하는 경우로 크게 2가지로 나뉘게 된다. 이러한 양 제도는 모두 국내 특허출원일로부터 1년 이내에 출원을 해야 우선권을 인정받아 심사관의 심사 시 등록요건 등 판단시점을 국내 출원일로 소급 받을 수 있다. 다만 PCT 출원은 앞에서 말한 2단계를 국내 특허출원일로부터 30개월 이내에만 하면 된다는 점에서 개별국가 출원과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 제도를 이용하였을 때는 해외 특허출원을 할 국가를 선택하는 것을 30개월까지 미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시간적 여유를 벌 수 있게 되며 그 시간동안 중소기업은 적지 않은 해외 출원 자금을 확보하거나 같이 동업을 할 파트너를 찾을 수도 있으며 해외 출원 국가를 정확히 선택할 수도 있게 된다. 실제로 출원 당시에는 사업성이 있을 것 같던 국가도 30개월이 지나고 나면 상황 판단이 달라지는 것이 허다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없는 국가에 쓸데없이 돈을 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 나아가 국제 조사나 국제예비심사 결과를 보고 해외 출원 자체를 재고해 볼 수도 있다.
이같이 시간적으로 여유를 번다는 장점을 갖고 있는 PCT 출원이지만 개별 특허 출원과 비교해 특허 등록이 늦어지게 되는 점은 어쩔 수 없는 한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30개월이 지나도 출원 당시에 생각했던 국가와 똑같은 국가로 출원할 경우라면 PCT 출원은 국제 단계가 추가가 더 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지출되는 경우가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해외에서 특허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PCT 출원과 개별국가 출원의 각각의 장단점을 파악한 후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경제적 여력이 있고 기술의 라이프사이클이 짧다면 신속한 권리확보가 가능한 파리조약에 의한 개별국가 출원을 하고 개발된 기술에 대한 해외에서의 사업성이 불확실하고 경제적인 여유가 부족하다면 PCT출원을 통해 시간적 여유를 갖고 사업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후 국내 단계 진입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제적인 무한 경쟁 환경에서 중요한 경영전략의 하나인 해외 특허권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경영하는 기업이나 자신이 속한 기업 상황에 적절한 해외출원의 형태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
특허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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