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런 생동감' 매력
“이거 가죽맞아?”
청담동에 자리한 ‘트루사르디’의 매장에 가면 옷이 걸린 헹거를 뒤지다 이렇게 말하는 고객을 쉽게 만난다. 마치 천처럼 얇고 부드러운 갈색과 검정가죽에는 보통 천처럼 색색의 꽃무늬가 찍히고, 잔주름이 잡히고, 작은 프릴장식이 달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같은 가죽제품의 섬세함은 트루사르디의 기반이 1910년부터 베르가모에서 가죽장갑과 권총집 등을 생산한 피혁가게임을 알고 나면 금새 이해가 된다.
트루사르디가 패션기업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부터. 창업주 단테 트루사르디의 조카인 니콜라 트루사르디가 경영을 맡게 되면서였다. 매끈하게 빠진 그레이하운드가 새겨진 가죽핸드백과 액세서리들은 고품질과 기능성으로 이탈리아 가죽시장에 명품으로 부각되었다.
트루사르디는 76년 밀라노에 매장을 열고 가죽의류 생산을 시작하게 되면서 토털패션을 시도하게 되었다. 이어 선보인 남녀 기성복들은 아르마니 등과 함께 이탈리아 기성복시대를 열었고, 오늘날 세계패션시장을 쥐고 흔드는 밀라노 컬렉션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경제학도 출신인 니콜라가 중시한 것은 상품기획력. 그리고 기획의 주제는 ‘지금 이시간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철저한 소비자조사를 시행하고, 독창적인 이미지광고를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청바지에서 향수에 이르기까지 트루사르디의 전제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자연스러움.
여기에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것은 생동감이다. 이번 여름시즌 컬렉션 테마인 ‘밀라노 여인의 일상’에서도 기본색인 검정 흰색 카키 베이지 등을 기반으로 일견 고급스럽고 클래식하면서 동시에 자유분방함을 추구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담았다.
올가을 국내 소비자들은 ‘트루사르디’라는 이름과 친숙해질 전망이다. 물론 100만원선을 넘나드는 핸드백같은 고급제품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가방수출업체인 가나안이 인수한 스포츠의류업체 하이파이브가 트루사르디 수입판매권과 함께 골프웨어 라이선스를 획득, 중장년층을 겨냥한 고가존의 ‘트루사르디 골프웨어’를 올가을부터 내놓게 되는 것이다.
(추가정보)
현대적인 관능미
패션과 니콜라 트루사르디(Nicola Trussardi)의 관계는 다양성과 절충주의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스타일"이란 단어는 아마 미적인 철학, 디자인에 대한 감각, 혁신의 능력과 제조에 적용되는 창조성에 대한 신념에 연결될 때 더욱 효과적이고 정확하게 표현된다.
이태리 패션의 모든 성공사례를 통한 공통된 특징으로서 이런 트렌드가 존재한다면 Nicola Trussardi에게 있어서 그것은 그의 절충적인 비즈니스의 역사의 기초였다. 타고난 진보적인 정신으로 현대 문화를 현실적으로 가볍고 투명하며 지적으로 표현하여 트루사르디의 다양한 제품들은 난해한 의미보다는 실질적인 특성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하면, 트루사르디는 디자인에서 건축, 무대예술에서 환경 디자인과 하이 테크놀러지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언어적인 환경에서의 기업의 활동 뿐 아니라 남성복과 여성복의 pret-a-porter 라인, 도시생활과 여행을 위한 가죽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현실적인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분명히 트루사르디에서 간결함과 본질은 항상 상징, 형태와 색상의 선택을 특징짓는다. 또한 재단에서부터 마지막 마무리까지 그리고 신중한 재료의 선택과 사용까지의 제조과정에서의 섬세함과 정확함도 마찬가지다. 트루사르디에서는 장식을 위한 장식은 거의 없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구조적인 주제의 선호와 전반적인 미에 대한 개념적인 인식인 것이다. 자연스러움, 유혹적임과 현실적임은 재료와 형태에 모두 적용되며 트루사르디 스타일의 특징을 표현한다. 한 미국의 언론에서 표현한 것처럼 이 스타일은 "현대적인 관능미"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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