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주의 화장품' 선구자
첨단 디지털시대가 되면 우리가 쓰는 일상용품들이 모두 우주인들의 비상용품처럼 달라지지 않을까. 이런 미래도 상상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신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또다른 욕망은 자연으로 달려갔다. 편안함을 주는 자연친화적 상품에 대한 욕구도 점점 커졌다.
최근 화장품계에 일고 있는 자연주의 바람도 한 예다. 그 중에서도 ‘먹는 화장품’이라는 콘셉트가 부각되고 있다. 이는 식품성분들, 그것도 유기농으로 재배한 원료들을 이용해 인간의 몸과 조화되도록 만든 화장품들을 일컫는 수사다.
1976년 영국에서 시작된 목욕 및 피부관리용 화장품 ‘러쉬’는 이러한 먹는 화장품의 대표브랜드. 원료는 물론 제품의 외양까지도 아이스크림 치즈 초콜릿 주스 등 식품처럼 만들어졌다. 아이디어가 너무 재미있어 제품을 만드는 이들이 가진 발상의 근원은 바로 ‘유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매장의 첫인상은 “여기, 식품점 아냐?”라는 것. 매장 한쪽에서 직원들이 직접 액체를 병에 붓고 제품을 만들고, 커다란 비누나 마사지바를 잘라 파는 것을 구경하는 동안에 수백가지 상품에서 풍겨나오는 향기들은 어느덧 독특한 하나의 향기가 되어 몸에 스민다.
창립자인 마크 콘스탄틴은 원래 모발학자였다. 그는 자연성분의 모발용품을 만들면서 생태학과 자연에 관심을 갖게 됐고, 자연주의 미용용품 전문가인 부인 모 콘스탄틴과 함께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만들어왔다.
‘러쉬’의 특징은 과일 채소 약초 꽃 오일 등 고품질 자연성분의 활용과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요약된다. 비누는 주조틀에 부어 만들고, 샤워젤이나 스킨로션 같은 액체제품들도 직접 손으로 병에 담는다.
동물실험을 거부하며, 보존제 사용과 포장도 최소화했다. ‘가장 신선한 화장품’이 궁극목표이기 때문.
전세계에 100여개 매장이 있는 ‘러쉬’에는 스타고객도 많다. 줄리아 로버츠가 집어드는 제품은 테라피 마사지바. 코코아버터와 라벤더오일 등으로 만든 이 제품은 사용중 심신을 편안하게 해준다.
주드 로는 라임과 바다소금 해초 등으로 만든 해초비누를, 기네스 펠트로는 장미와 데이지향이 나는 목욕제품을 고른다. 사라 제시카 파커가 애용하는 것은 코코아버터 조각이 일랑일랑의 향기를 내며 물위에서 녹는 공모양 입욕제 버터볼 볼리스틱. 지난해 겨울 국내에 들어온 ‘러쉬’는 서울 명동과 삼성동 코엑스몰에 매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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