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 홍차' 명성
나른한 봄날 오후. 졸음을 견디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영국인이라면 아마도 뜨거운 홍차 한잔을 준비할 것이다.
19세기 이후부터 홍차를 즐겨온 영국인들은 새벽 침대에서 ‘얼리 티’를, 아침식사와 함께 ‘브랙퍼스트티’를, 오전중에 ‘일레븐티’를, 오후에 간식과 함께 ‘애프터눈 티’를, 저녁식사와 함께 ‘하이티’를, 저녁후 느긋하게 ‘애프터디너티’를, 잠자리에 들기 전 ‘나이트 티’를 마신다.
요즘은 국내에도 홍차를 파는 전문찻집이 늘고 있다. 가정에서도 선물받은 홍차통을 자연스레 열기 시작했고,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메뉴에도 홍차가 있다. 조만간 테이크아웃 홍차점도 생겨나리라는 전망이다.
오래전부터 선물로 가장 많이 오갔던 홍차브랜드는 영국의 ‘포트넘&메이슨’. 1707년 영국왕실의 식료품 납품업체로 출발한 이 회사는 홍차외에도 잼 초콜릿 와인 과자 등 많은 식품을 생산해왔고, 이제 의류까지도 생산한다.
설립자 윌리엄 포트넘은 앤여왕 시대의 황실하인 출신. 그러나 사업에 대한 비상한 안목을 가졌던 그는 궁정에서 쓰고 난 양초들을 시중에서 재판매하기 시작했고, 친구 휴 메이슨의 도움으로 번화가인 피카딜리가에 식료잡화점을 열었다. 두 친구의 이름을 딴 ‘포트넘&메이슨’의 출발이었다.
포트넘&메이슨의 홍차는 70여가지. ‘영국왕실의 홍차’라는 이미지가 브랜드 가치를 높여줬지만, 언제나 최상급의 원료만을 써서 품질을 지키려는 노력이 그 명성을 이뤄냈다.
완전발효차인 홍차는 “중국에서 배로 운반되던 녹차가 적도의 열을 받아 까맣게 발효됐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유럽인들이 중국의 반발효차인 오룡차를 즐기자 중국에서 이를 점점 더 발효시키다 홍차가 만들어졌다”는 설도 있다.
홍차의 종류는 유명산지의 이름을 딴 다질링 아삼 우바 키먼 등 스트레이트차, 잉글리시브랙퍼스트나 오렌지패코 로열브랜드처럼 여러종류 차잎을 섞는 블랜디드 차, 키먼이나 실론차에 베르가모 향을 더한 얼그레이나 차잎에 사과향을 더한 애플같은 향차로 나뉜다.
이 모든 종류의 홍차가 있는 포트넘&메이슨 제품 중 국내에서 인기를 얻는 제품은 아삼 오렌지페코 등을 섞어 맛이 부드러운 로열브랜드, 향이 상큼한 얼그레이 클래식과 오렌지향이 나는 크리스마스, 우유를 타 마시면 좋은 아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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