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얼굴이자 자부심이다.” 정몽구 회장이 2004년 11월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했다는 이 말처럼 ‘쏘나타’ 브랜드는 현대자동차의 대표 모델이다.
쏘나타는 포니, 스텔라, 엑셀에 이은 현대자동차의 네 번째 고유 모델로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 최장수로 꼽힌다. 1985년 10월 첫선을 보인 뒤 1995년 5월 100만 대 생산을 돌파해 국내 처음으로 밀리언셀러 시대를 열었으며, 지난해 300만 대를 넘어 한국의 대표 차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한 해 국내에서 팔려나간 쏘나타는 9만3045대로 현대차의 승용차 내수판매 중 37.6%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는 쏘나타 브랜드의 장수 비결로 “국산 중형차로는 처음으로 전륜구동(앞바퀴굴림) 방식을 채택해 운전 편의성을 높였고, 엔진룸과 트렁크를 짧게 만들어 실내 공간을 넓힌 게 맞아떨어졌다”고 밝힌다. 초기 광고 개념을 ‘성공인의 상징’으로 잡고 소형차와 다른 점을 집중 부각시킨 것도 쏘나타의 인기몰이에 한몫했다.
차종민 현대차 디자인연구소장(전무)은 “(쏘나타는) 균형이 잘 잡히고 차의 자세가 출발 직전 상태와 같은 동적이라는 점에서 좋은 디자인”이라며 “세계적 디자인 추세가 비슷하기 때문에 일부 수입차와 비슷하게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쏘나타라는 브랜드명을 결정할 당시 현대차는 전체 임직원들을 상대로 차 이름 공모 작업을 거쳤다. 공고 결과 제기된 120여 개 가운데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쳐 최종 후보에 오른 이름은 쾌스트라(Questra), 쏘나타(Sonata) 등 6가지였다. 회사는 미국 현지법인(HMA)과 240여 딜러들에게 의견을 들은 뒤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좋은’는 쏘나타로 최종 결정했다. 쏘나타는 고도의 연주 기술이 필요한 4악장 형식의 악곡 이미지와 맞는 조화로운 승용차임을 뜻한다.
쏘나타 엠블렘(SONATA)이 대학 입시를 앞둔 고교생들의 집중적인 표적이 된 것은 1990년대 말이었다. 1996년 2월에 나온 ‘쏘나타Ⅲ’ 엠블렘의 ‘S’자를 가지면 S대(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다거나 ‘Ⅲ’는 수능성적 300점을 보장한다는 소문으로 대학 입시철이면 쏘나타 엠블렘을 몰래 떼어가는 기현상이 전국에서 벌어졌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회사는 무상으로 엠블렘을 바꿔 달아주는 소동을 겪기도 했다.
쏘나타의 한글 브랜드 표기는 본래 ‘소나타’였다. 이는 경쟁사 쪽에서 ‘소(牛)나 탈 차’라는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는 빌미가 됐고, 1988년 2세대 모델을 내놓으면서부터 이름을 지금의 쏘나타로 바꿨다.
2001년에 나온 ‘뉴EF(Elegant Feeling)쏘나타’는 세계적 평가기관인 미국 JD파워가 실시한 조사에서 2년 연속 소비자만족도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신차품질평가에서도 1위로 평가돼 품질·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쏘나타 브랜드의 최신형인 5세대 모델 ‘NF쏘나타’는 2004년 8월 앨라배마 공장에서 처음 현지 생산에 들어가 북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NF는 ‘영원불멸의 명성과 신념’(Neverending Fame(Faith))의 뜻을 담고 있다. 현대차 남양연구소 강창기 프로젝트2팀장은 신차 발표회 당시 “신형 쏘나타는 현대차가 전력 투구한 작품”이라며 “개발 초기 단계부터 품질 향상에 주력했고 특히 내구성 지수를 높이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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