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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코너에 소개된 모든 글의 저작권은 저자인 왕연중 선생님(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wangyj39@dreamwiz.com)에게 있습니다.
저자의 허락없이 무단전재나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제목 : 행복나무 키우기      

           행복나무 키우기 

 막내 고모가 학교에서 돌아오자, 거실에서 책을 읽으면서 고모를 기다리던 빛이가 쪼르르 2층으로 따라 올라갔다.빛이는 2년째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고 있는 고모의 가방을 받아들고 코트를 옷걸이에 걸어주는 등 수선을 피웠다.
 “너 왜 안하던 짓을 하고 그러니, 빛이야?”
 “뭘?‘
 “시치미 떼지 마. 뭔가 수상한 걸?”
 “히힛!”
 “히힛?”
 고모는 장문을 열고 옷을 갈아입다 말고 빛이를 힐끔 돌아봤다. 그러는 고모를 빛이는 계속 싱글거리며 마주보았다. 그러는 고모를 빛이는 계속 싱글거리며 마주보았다. 아름이와 빛이에게 늘 친구처럼 대해주고, 엄마나 아빠한테 꾸중을 듣는 날이면 자상하게 다독거려주는 친언니같이 친근한 고모였다. 또 아름이와 빛이가 갓난애 시절에는 할머니 다음으로 많이 업어주고 귀여워 해준 고모였다. 물론 막내 삼촌도 고모 못지않게 아름이와 빛이를 사랑해 주었지만, 신문기자가 된 뒤로는 얼굴 보기조차 힘든 지경이 되고 말아서 아름이와 빛이는 고모에게 더욱 전근감을 느끼고 있ㅇㅆ다.
 “용돈 떨어졌니?”
 “그럼 왜 그러지, 다른 날 같지 않게?”
 “발명 퀴즈 놀이 하자구...”
 “뭐라구? 그거야 아름이랑 해도 되잖아?”
 “오빠는 오늘 숙제가 많아서 놀이터에 나갈 틈도 없대.”
 “나도 바빠”
 “아이, 고모오.”
 “으이그, 못 말려. 하여튼 너희들은 끈끈이보다 더하더라. 그래, 무슨 문제냐?”
 빛이는 좋아라 하며 고모 옆에 앉아서 아빠의 심부름으로 큰고모네 집에 갔을 때의 얘기를 시작했다. 고모는 기저귀 빨래를 하고 있었다. 아마 세 살짜리 지수의 기저귀인 모양이었다. 고모는 빛이를 보더니 활짝 웃으면서 반가워 했다.
 “어머나, 우리 발명가 아가씨가 왔구나 ! 지난번에 네가 발명한 감전 안되는 콘센트는 정말 멋지더구나. 고모부도 칭찬을 많이 하시면서, 네가 말한 로열티도 듬뿍 주라고 말씀하셨단다.”
 “어머, 그래요? 안 그래도 발명자금이 떨어져서 고민중이었는데 잘됐네요. 근데 지수가 아직도 대소변을 못 가리나요?‘
 “어느 정도 가리기는 하는데, 얘가 좌변기에 앉는 걸 아주 싫어하는구나. 그래서 내가 바쁠 때하고 저녁에 잘 때는 기저귀를 채워 놓는단다. ...얘는, 웃기는..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은 다 그래. 너랑 아름이는 안 그랬을 것 같니?”
 빛이는 그날부터 발명일지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좌변기’라는 제목을 써놓고 아이디어 짜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좀체로 그럴듯한 생각이 떠오르지를 않았다. 그래서 막내 고모한테 힌트를 좀 얻으려고 발명 퀴즈 놀이 핑계를 댔던 것이다.
 빛이의 얘기를 들은 고모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초등학교 선생님답게 말했다.
 “우선 아이들로 하여금 이동식 좌변기에 흥미로움 내지는 친근감을 느끼도록 해야겠지?”
 “나도 그 생각을 했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어.”
 “좋아. 그럼 이렇게 생각해 보자. 두세 살짜리 꼬마들이 제일 흥미를 느끼는 것이 무엇일까?”
 “장난감?”
 고모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안경 속의 눈을 깜빡였다.
 “아름다운 색깔?‘
 이번에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면서 빛이를 쳐다봤다. 아마도 좋은 생각이 떠오른 모양이었다.
 “장난감이나 아름다운 색깔, 또는 아름다운 색깔의 장난감이라.. 그것도 좋지. 그러나 그건 다른 것에도 많으니까 쉽게 싫증을 느끼는 단점이 있지 않을까?”
 “정말 그렇겠네...”
 “음악은 어떨까?”
 “음악이 나오는 좌변기? 그거 멋지겠는데, 고모? 근데 어떻게 음악이 나오게 하지? 녹음기를 좌변기에 붙일 수는 없고...”
 빛이는 창밖을 내다보면서 눈동자를 굴리기 시작했다. 어느덧 창밖에는 해가 저물고 있었다. ‘도르르 도르르’ 소리가 날 정도로 눈동자를 굴리는 빛이를 바라보고 있던 고모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오르골을 이용하면 어떨까, 빛이야?”
 “오르골?”
 “태엽이나 전지를 이용해서 간단한 음악을 되풀이하게 만든 음악상자 말야.”
 그때서야 빛이의 얼굴이 활짝 펴지고 귀여운 두 뺨의 볼우물이 깊이 패였다. 빛이는 고모를 꼬옥 끌어안고 뺨에 몇 번씩이나 뽀뽀를 했다.
 “고마워, 고모. 정말 멋진 아이디어야!”
 고모는 빛이의 두 뺨을 손으로 감싸안고 들여다보면서 물었다.
 “너 정말 세계적인 여성 발명가가 되는 게 꿈이니?”
 “그렇다니까.”
 “그렇다면 고모가 발명가가 되는 생활 태도를 가르쳐줄까?”
 빛이는 대답 대신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고모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처럼 자세하게 또박또박 이야기를 해주었다.
 “우선 아무리 사소한 불편이라도 그냥 지나쳐서는 안돼. 불편한 점을 없애려는 데서부터 발명은 시작되거든. 그리고 그 불편한 점의 원인을 잘 관찰하고 조사하는 습관을 길러야돼. 또 발명품 전시회 같은 때 다른 사람의 작품을 잘 살펴보고 검토하는 것도 중요하지. 뿐만 아니라 어떤 새로운 재료가 발명되면 그것의 사용처를 이곳 저곳 다양하게 연구해보는 것도 필요한단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너나 아름이가 열심히 기록하고 있는 발명일지야. 에디슨의 실험 노트는 놀랍게도 3천4백 권이나 되었다는게 그걸 증명하는 거지. 게다가 그때 그때 생각난 것을 그려둔 종이만 해도 25만 장이나 되었다는구나.
 이런 생활 태도를 항상 습관처럼 지니고 있으면 틀림없이 네가원하는 발명가가 될 거야. 아참, 그리고 발명한 것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려면 값싸고 튼튼하면서 안전하고 편리해야겠지. 그러면서도 만들기 쉽고 모양이 예뻐야 된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지?“
 눈빛을 반짝이면서 착한 학생처럼 고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던 빛이는 감탄한 듯이 말했다.
 “우와, 고모가 발명반 지도 선생니밍 되어도 좋겠다!
 정말 고모 말처럼 늘 생각하고 느낀 것을 메모하는 습관은 참으로 중요한 것 같애. 그런데 중요한 게 또 있어, 고모.“
 “뭔데?”
 “발명 목표를 세워야 된다는 것!”
 “그래, 고모가 그걸 빠뜨렸구나. 어떤 물건을 만들고 싶다는 뚜렷한 목표를 세워놓고, 자연의 여러 가지 상태를 관찰하다 보면 좋은 힌트가 떠오르는 법이지.”
 그러면서 고모는 몇 가지 예를 들었다.
 땅벌이 입에서 나온 액체와 나무껍질 가루를 섞어서 집을 짓는 것을 보고 종이를 발명한 일, 아침에 산책을 하다 나뭇잎에 고인 이슬 방울을 통해서 보면 물건이 크게 보인다는 것을 알고 렌즈를 만든 일, 꽃에서 나는 향기를 힌트로 향수를 만든 일,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힘이 지구에 작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던 중에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일, 주전자 뚜껑이 수증기의 힘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어 증기기관을 발명한 일, 흔들리는 저울대를 보고 추의 원리를 발결한 일. 물 속에 잠겨 떠내려가는 통을 보고 잠수함을 만들어낸 일, 송충이 같은 벌레가 기어가는 것을 보고 캐터필러(차바퀴에 달아놓은 벨트가 움직여, 무한히 깔아 놓은 벨트 위에 바퀴가 돌아가는 것처럼 해서 차를 움직이는 것)를 발명한 일, 아이들이 시소에 귀를 대고 돌로 두드리는 것을 보고 청진기를 발명한 일 등등...
 이 모든 일들이 뚜렷한 목표를 세워두고 자연 상태를 관찰하다 힌트를 얻어 발명한 것들이다. 이 발명가들도 그런 목표가 없었다면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무심코 지나쳤을일들이었다.
 한참 고모의 이야기에 넋을 빼앗긴 채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아래층에서 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빛이는 고모한테 눈으로 인사를 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왜요, 엄마?”
 “송이가 놀러왔다.”
 “송이가요?”
 같은 골목에 사는 송이는 빛이와 반은 달랐지만 유치원때부터의 친구였다. 긴 머리를 두 갈래로 땋아내린 송이는 빛이 책상 위에 있는 선인장 화분을 보고 있었다. 물론 그 화분은 빛이가 플라스틱 음료수 병을 잘라서 만든 것이었다.
 “네가 만든 화분이니?”
 “응. 난 선인장을 참 좋아한단다. 가시투성이에다 못생긴 것과는 달리 너무나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게 신기하거든. 잠깐만 기다려, 송이야.”
 빛이는 발명일지를 꺼냈다. 조금 아까 고모한테서 얻은 좌변기에 관한 힌트와 발명가의 생활태도를 잊기 전에 기록해 둘 참이었다. 송이는 발명일지를 펴놓고 이동식 좌변기에 오르골을 부착한 그림을 그린 다음, 자세한 설명을 쓰고 있는 빛이를 찬찬히 살피더니 물었다.
 “그게 뭐니?”
 기록을 마친 빛이가 좌변기와 발명일지에 관한 얘기를 해주었다. 송이는 안경 너머로 맑은 눈을 깜박이면서 크게 감동한 듯이 고개를 주억거리니더니 이렇게 말했다.
 “나도 발명일지를 만들어야 겠는 걸?”
 “어머, 너도 나처럼 발명가가 되는 게 꿈이니?”
 “아직 그런 꿈을 가져 본 적은 없지만, 기록해 둘 게 한가지 있거든.”
 “그래? 그게 뭔데?”
 송이는 지난 여름방학 때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송이네 집에는 여러 종류의 화초가 있었다. 집은 별로 크지는 않았지만 마당에는 아담한 화단이 있었고, 마루와방에도 화분이 여러 개 있었다. 가족들이 꽃과 나무를 사랑하는 탓도 있었지만 아빠가 하나 둘 조그만 화분을 사오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그 숫자가 꽤 늘어 있었다.
 이 화초들 가운데서 식구들이 유난히 신경을 써서 가꾸는 게 하나 있었다. 아빠 친구가 지난 어린이날에 선물한 것으로 흔히들 ‘행운목’이라고 부른 나무였다. 얼핏 보기에는 은행나무처럼 생긴 팔뚝만한 나무토막을 물을 담은 접시에 세워두면 길고 푸른 잎을 틔웠고, 오래 가꾸면 잔잔한 뿌리도 내렸다. 뿌리를 내린 다음에 화분에 옮겨 심으면 싱싱하고 길쭉길쭉한 이파리를 자랑하게 되는데, 송이네 식구들은 이 나무를 ‘행복나무’라고 불렀다.유난히 물을 좋아하는 행복나무는 안방 창가에서 늘 해바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름이 되자 아빠의 휴가에 맞춰서 송이네 식구들은 일 주일 예정으로 피서를 떠나게 되었다. 시원한 강가에서 일 주일을 보낸다는 생각에 들떠 있던 가족들의 즐거움은 잠시였으며 곧 모두들 행복나무에 대한 근심에 휩싸였다.
 “일 주일 동안 물을 안 주면 말라 죽을 텐데, 어쩌지?”
 아빠가 걱정스런 얼굴로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묻자 엄마가 이렇게 제안을 하셨다.
 “옆집에 맡겨 놓고 가면 어떨까요?”
 “화분을 맡겨 놓고 피서를 간다? 좀 쑥스럽지 않을까?”
 “하긴 그렇네요...”
 이때 송이가 나섰다.
 “화분 받침접시에 물이 흥건히 고이도록 물을 흠뻑 주고 다녀오면 될 거예요.”
 “그렇게라도 해야지 별수없구나.”
 송이네 식구들은 행복나무에 물을 흠뻑 주고는 피서를 떠났다. 강가에서 피서를 즐기면서도 내내 행복나무가 잘자랄까를 식구 모두가 걱정했다.
 (날씨가 이렇게 찌는데 그동안 말라 죽지나 않았을까?)
 아닌 게 아니라 피서를 끝내고 집에 도착핮마자 곧장 행복나무에게로 달려간 송이는 깜짝 놀랐다. 화분의 흙에서 먼지가 일어날 정도록 행복나무는 바싹 시들어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날부터 며칠씩 물을 흠뻑 주었더니 시들었던 이파리들이 점차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식구들은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었다.
 그런데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에 일요일을 낀 연휴가 있었다. 송이네 식구들은 2박3일 예정으로 가까운 계곡에 다녀오기로 하고 다시 집을 비웠다.
 집을 떠나기 전에 식구들은 다시 행복나무의 걱정을 해야 되었다. 모두들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짜냈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이때 송이가 그럴 듯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커다란 비닐봉지에 물을 가득 담아서 행복나무 위에 매달아 놓고 바늘귀만한 작은 구멍을 뚫어 놓는 거에요. 그러면 2박3일 정도는 견딜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 괜찮은 생각이구나!”
 아빠는 송이 생각대로 비닐봉지에 물을 담아 행복나무 위의 천장에 매달아 놓고 바늘로 조심조심 구멍을 뚫었다. 그러자 거미줄만큼이나 가는 물줄기가 행복나무 화분으로 흘러내렸다.
 “됐다! 이만하면 안심해도 되겠다.”
 송이는 어깨가 으쓱했다. 가족의 고민을 자신의 아이디어로 해결한 데다 엄마, 아빠의 칭찬을 듬뿍 들었던 것이다.
 2박3일간의 피서를 마치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온 송이는 싱싱한 행복나무의 모습을 기대하며 안방 문을 열었다. 그러나 전혀 예상밖의 상황이 벌어져 있었다.
 “어머나, 난 몰라!”
 “왜그러니, 송이야?”
 뒤따라 들어온 엄마, 아빠도 방 안의 상황을 보고는 말을 잃었다. 천장에 매달아 놓았던 비닐봉지가 터져서 방바닥이 온통 물바다가 되었고, 행복나무는 죽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바싹 시들어져 있었다.
 행복나무 화분을 내다가 물을 주는 아빠와 방을 치우는 엄마를 보면서 송이는 다시 생각에 빠졌다. 그러나 이렇다 할 방법이 떠오르지를 않았다. 며칠을 두고 궁리를 하던 송이는 문든 마루의 화분에 깔린 이끼를 새삼스럽게 바라보았다.
 “아빠, 왜 화분에 이끼를 깔죠?”
 “그야 수분이 쉽게 증발하는 것을 방지하고, 보기에도 좋으라고 그러는 것이지.”
 “그럼 행복나무에도 이끼를 깔면 습기가 훨씬 천천히 마르겠네요?”
 “물론이지. 그러나 당장은 이끼를 구할 수 없으니까, 정 그러고 싶으면 밖에 나가서 돌멩이들을 주워다 덮어주렴.”
 “참, 그렇겠군요!”
 송이는 놀이터와 빈터를 돌아다니면서 구슬만한 돌멩이들을 주워다 행복나무 화분에 깔았다. 그리고는 며칠 관찰해 보니 전보다는 훨씬 천천히 습기가 말랐다. 그러더 어느 날이었다.
 “어휴, 더워!”
 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는지 몹시 더웠다. 마루벽에 걸린 온도계를 보니 31℃였다. 실내가 그 정도니 바깥은 훨씬 더 더울 것이었다. 그런데 온도계를 보던 송이의 머리 속을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게 있었다.
 “그래, 바로 이거로구나!”
 송이네 온도계는 건구와 습구가 겸해진 건습구 습도계였다. 건습구 습도계는 물의 증발하는 정도를 재어서 공기중의 습도를 측정하는 장치로, 똑같은 모양의 수은 온도계를 나란히 세워 놓고 한쪽 온도계의 눈금 차이로 습도를 계산한다. 이 두 개의 온도계 가운데 헝겊으로 싸 둔 습구가 송이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한 것이었다.
 송이는 즉시 실험에 들어갔다. 조그만 물통에 물을 담아 행복나무 화분 위의 천장에 매달았다. 그리고는 가늘고 긴 헝겊을 만들어 한쪽을 물통 안에 담그고, 다른쪽 끝은 화분의 바로 위에 오도록 내려뜨렸다.
 한참을 기다렸더니 헝겊은 물통 쪽에서부터 서서히 젖어 들기 시작했다. 숨을 죽이고 지켜보던 송이는 침을 꿀꺽삼켰다. 그때 엄마가 방안으로 들어오셨다.
 “아니, 천장에 물통을 매달고 뭘 하는 거니?”
 “쉿!”
 송이는 손가락을 입술에 대보이고는 물통에 걸쳐진 헝겊을 가리켰다. 엄마도 허리를 구부린 채 헝겊을 들여다봤다. 이제 헝겊은 완전히 습기를 머금었다. 잠시 후에 화분 위의 헝겊 끝에 물방울이 맺히더니 점점 커지던 물방울이 똑 떨어졌다. 헝겊 끝에는 다시 물방울이 맺혔고, 이내 화분 위로 떨어졌다. 그 속도는 점차 조금씩 빨라졌다. 결국 물통의 물은 헝겊을 타고 내려와 화분으로 떨어지게 된것이었다.
 “어때요, 엄마?”
 “어머나, 송이야! 정말 훌륭한 생각을 해냈구나.”
 엄마는 송이의 얼굴을 감싸안고 이마에 사랑이 가득 담긴 뽀뽀를 해주셨다. 송이의 마음은 싱싱하게 푸르른 행복나무의 이파리처럼 맑아졌다.
 송이의 이야기를 들은 빛이는 적잖이 감탄했다. 비록 생활 속의 조그만한 아이디어에 불과한 것이었지만, 어떤 문제에 대한 송이의 끈기와 관찰력이 놀라웠다.
 “야, 대단하구나!”
 “그까짓 걸 가지고 뭘... 근데 발명일지를 어떻게 쓰는 지 좀 가르쳐 줄 수 있겠니?”
 빛이가 자기의 발명일지를 보여주면서 한참 설명을 해주고 있는데, 엄마가 과일과 과자를 갖다주셨다.
 “무슨 얘기를 하길래 그렇게 조용하니?”
 “송이의 발명 얘기를 듣고 있었어요, 엄마.”
 “오, 그래? 송이도 발명에 취미가 있는 모양이구나?
 그런데 너희들 혹시 훌륭한 발명가가 되려면 어떤 음식을 먹어야 되는지는 알고 있니?“
빛이와 송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서로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빛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
 “발명가가 되려면 먹어야 되는 음식도 있어요, 엄마?”
 “그럼!”
 “그게 뭔데요?”
 “엄마가 내는 발명 퀴즌 문제라고 생각하고 풀어보렴.”
 “발명 퀴즈요?”
 빛이는 궁금해하는 송이한테 발명 퀴즈 놀이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주었다. 송이는 이내 알았다는 듯이 물었다.
 “힌트는 없나요, 아주머니?”
 “있지! 발명가에게는 특히 끈기 있게 문제를 해결해 낼 수 있는 건강한 몸이 필요하다는게 힌트야.”
 “건강한 몸을 갖추는 음식? 에이, 난 또 뭐라구.”
 빛이가 사과 한 쪽을 집어들면서 실망한 듯이 말했다. 엄마가 과자 한 개를 집어서 송이에게 주면서 물으셨다.
 “알고 있다는 뜻이냐?”
 “그럼요, 엄마. 건강한 몸이 되려면 아무 음식이나 가리지 말고 꼭꼭 씹어서 잘 먹어야 한다는 말이죠?”
 “맞았다! 무슨 일을 해도 곧 지치거나 병에 걸린다면 발명을 어떻게 하겠니? 그러니까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공부 잘하고!”
 빛이가 엄마의 말을 잘라 이렇게 외치고는 깔깔 웃자 엄마와 송이도 따라서 웃었다.


=발명하는 어린이들(글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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