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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백만 불짜리 발명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또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 흔히 볼수 있는 코카콜라의 병. 이 병이 한낱 공원에 불과한 18세 청년 루드에게 6백만 불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돈을 안겨준 발명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발명역사에는 단 한 줄의 기록도 되어 있지 않은 한 편의 동화처럼 신나는 실화. 그래서 64년 동안이나 꾸준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 온 코카콜라의 병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과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하찮은 병’의 하나에 불과했기 때문이겠지만, 발명적인 측면에서 보면 <세계적인 대발명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대표적인 교훈이 되고 있습니다.
무서운 아이 루드
루드. 그는 1905년 미국의 조그만 도시인 조르지아 근교 농촌 마을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는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단 하루도 말썽 없이 넘기는 날이 없는 개구쟁이 소년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한번 싲가하면 기필코 끝장을 보고야 마는 무서운 집념을 가지고 있어 간혹, 마을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일곱 살 때의 일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집을 나간 루드가 해가 지도록 돌아오지 않아 그의 부모는 마을 사람들을 동원하여 횃불을 밝혀 들고 그를 찾아 나섰습니다.
초조한 가운데 새벽이 밝아왔지만 아직도 루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애가 어디서 길을 잃지나 않았을까 ?)
루드 부모님의 걱정은 시간이 갈수록 더해습니다.
“이 녀석, 어디 돌아오기만 해봐라, 이번에는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테다.”
걱정에 지친 루드의 어머니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침이 되어서야 희미한 어둠 사이로 루드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칠 대로 지친 채 터벅터벅 걸어오는 그의 손에는 큼직한 산토끼 한 마리가 들려 있었습니다.
“루드 ! 루드 아니냐 ? 어떻게 된 거냐?
루드의 부모는 너무 반가워 밤새 애태우던 것도 잊은 채 그를 덥석 껴안았습니다. 순간 그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루드의 의사가 다녀가 오후 늦게서야 정신을 되찾았습니다.
“아빠 ! 내 토끼는?”
그는 정신이 들기가 바쁘게 어젯밤의 토끼를 찾았습니다.
말썽의 원인은 바로 이 산토끼 때문이었습니다. 산에 놀러갔다가 이 산토끼를 발견하고 열다섯 시간이나 쉬지 않고 뒤쫓아 기어이 붙잡아 왔던 것입니다.
“루드 ! 이제 정신이 드니 ? 이 엄마를 알아보겠어?”
그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어느 사이엔가 화가 풀린 어머니는 너무나 기뻐 그를 껴안고 그만 소리내어 울고 말았습니다.
“대단한 아이야 ! 어린놈이 그렇게 무서운 집념을 가지고 있다니 !”
그의 무서운 집념은 마을 사람 모두를 감탄시켰습니다.
총명한 두뇌였지만...
루드의 무서운 집념은 학교에 들어가면서 더욱 더 강해졌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크고 작은 말썽이 어김없이 그의 뒤를 따랐던 것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방안의 바퀴벌레 한 마리를 잡기 위해 문까지 걸어 잠그고 한나절 동안이나 가구들을 팽개쳐 모두 부숴 놓았으며, 중학교 1학년 때에는 마당 구석에 있는 꽃밭의 두더지를 잡기 위해 꽃밭을 온통 망쳐 놓기도 했습니다.
그때 마다 루드의 어머니는 그를 호되에 꾸짖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달랐습니다. 겉으로는 어머니의 꾸중을 거들었지만 마음속으로는 그런 그의 아들 루드를 대견스럽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됐어 ! 사내자식의 집념이 저 정도면 뭔가 꼭 해낼 수 있을 거야.”
이렇듯 루드는 말썽꾸러기였지만 그의 학교 성적은 줄곧 1등이었습니다. 말썽꾸러기인 그의 무서운 집념은 공부에도 나타났던 것입니다. 무슨 공부든 일단 시작했다 하면 밤이 깊은 줄도 모르고 매달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루드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가 없었습니다. 도시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려면 학비 외에도 하숙비까지 마련해야 했는데, 어려운 농촌 살림으로는 그 돈을 마련할 길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루드는 가까운 도시 조르지아에 나가 돈을 벌기로 결심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총명한 아들을 위해 조르지아로 이사를 해서 막노동이라도 하여 그를 고등학교에 보내려 했으나 그는 완강히 반대했습니다.
“아버지 3년만 기다려 주십이오. 제가 돈을 벌어 두 분을 편히 모시겠습니다.”
“.......”
그의 아버지는 대답 대신 두 줄기 눈물만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의 집념과 끈기는 반드시 무엇인가 꼭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변함없이 믿고 있었습니다.
도시로 올라 온 루드는 돈을 벌기 위해 직장을 구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일자리를 주겠다는 공장은 없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직후라서 공장마다 경기 불황으로 그나마 있는 공원도 숫자를 줄여야 할 처지였습니다. 할 수 없이 그는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신문배달, 음식점 종업원, 구두닦이, 철공소 심부름 등 그 야말로 그는 닥치는 대로 일을 했습니다.
병 만드는 공장에 공원으로 취직
3년 후. 아버지로부터 이제 도시 생활을 청상하고 내려와 농촌에서 함께 살자는 편지가 왔습니다. 아버지의 편지에는, 그동안 루드가 보내준 돈으로 젖소를 사서 길러, 이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서둘러 귀향하라는 간절한 당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루드는 아버지의 간절한 당부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편지를 받기 하루 전날, 그는 조그만 병을 만드는 공장의 정식 공원으로 취직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때가 루드의 나이 18세인 1923년의 일이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공장이 많이 있지 않아 공원이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으며, 따라서 임시 공원이 아닌 정식 공원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시대였습니다.
병 만드는 공장에 취직이 된 청년 루드는 공장 옆에 있는 작은 전세방을 얻어 자취를 하며 언젠가는 자신도 병 만드는 공장의 사장이 되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루드의 이 같은 결심을 안 아버지는 더 이상 루드에게 귀향을 권유하지 않았습니다. 한번 한다면 기필코 해내고 마는 아들의 집념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병 만드는 공장에서 루드가 하는 일은 끓는 유리액을 철관으로 된 금형에 불어넣어 병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다른 공원들의 두 배에 가까운 일을 해 냈고 급료도 그만큼 많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쉬는 날이면 여자 친구 쥬디를 만나곤 했습니다. 고향 친구인 쥬디는 조셉과 같은 도시에 있는 웃공장에 취직해 있었습니다. 처지가 비슷한 이들은 언제나 따뜻한 우정으로 서로를 이해했습니다.
이들 둘은 즐거운 일이 생기면 함께 의논하고 슬픈 일이 생기면 서로 위로도 해주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같은 도시에서 일하는 쥬디의 뜨거운 우정은 루드에게 꿈과 용기와 희망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난 기필코 해내고야 말 거야 !
한편, 어느 시골 의사로부터 ‘콜라’라는 새로운 음료의 제조법을 5백 불에 사들여 큰 부자가 된 코카콜라 회사 사장은, 콜라를 담아 팔 새로운 모형의 병을 현상모집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코카콜라는 생산과 동시에 전 미국에 날개돋힌 듯 팔려 나갔으며, 1940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으로까지 뽑힐 정도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히틀러까지도 주위 사람들의 눈을 피해 마실 정도로 세계적인 음료로서 그 명성을 떨치게 된 것입니다.
<코카콜라 병 현상모집. 상금 최하 1백만 불에서 최고 1천만 불>
쥬디가 오려온 신문광고를 보는 순간 루드의 가슴엔 파도가 출렁거렸습니다. 당시 1백만 불이란 돈을 루드가 병 만드는 공장에서 평생 동안 일을 해 받는 급료를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만질 수 없는 그런 거액의 상금이었습니다. 그런데 1천만 불까지 준다니 루드에게는 엄청난 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쥬디, 이 병을 내 손으로 만들고 말겠어. 내일부터 공장은 그만두고 이 병을 만들어야겠어. 이 기회는 오직 하늘에 내게 준 거야....”
“루드, 공장을 그만두면 안 돼. 그건 불가능한 일이야. 제발 일을 계속하는 게 좋겠어, 부탁이야.”
“아니야, 기필코 해내고 말 테다. 6개월 후에 다시 찾아오면 내 결심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알아. 루드를 못 믿는 건 아니야. 그렇지만...”
“알았으면 됐어. 어서 돌아가 !”
루드는 쥬디의 말을 중단시키고 내쫓듯 돌려보냈습니다.
누구보다도 루드의 무서운 집념을 잘 아는 쥬디로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못 하고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긴 주름치마와 6백만 불
루드의 새로운 병을 만들기 위한 연구는 밤낮이 따로 없었습니다. 3년 동안 벌려 겨우 얻은 공원자리까지 서슴없이 버린 루드는 하루 종일 각종 병의 모양을 그렸다가는 찢어버리고, 찢어버리고는 또 그리고 하다 보면, 어느 날은 찢어진 종이 속에 파묻혀 있기도 했습니다. 연구에 몰두하다 끼니를 잊거나 밤을 하얗게 새우는 일은 예사였습니다.
어느덧 그는 연구에 미친 사람처럼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코카콜라 회사가 조건으로 제시한 모양이 예쁘고, 물에 젖어도 미끄러지지 않으며, 보기보다 양이 적게 들어가는 세 가지 조건을 갖춘 병을 만들기라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쥬디와 약속한 6개월이 다 되었는데도 그의 발명은 아직도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루디 !”
6개월이 되는 날 약속대로 쥬디가 찾아왔습니다. 루드는 쥬디를 볼 면목이 없어 못 들은 척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그러나 쥬디가 두 번 세 번 큰 소리로 부르자 용기를 내어 고개를 돌렸습니다.
“루드, 어떻게 된 거야? 어디 아파?”
“잠깐 !”
루드의 여윈 모습에 놀란 쥬디가 달려 들어오자 루드는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잠깐 ! ’ 하고 소리를 질렀던것입니다.
아무 영문도 모르는 쥬디는 그저 멍한 표정으로 멈춰 섰습니다.
“루드, 왜 그래?”
“그대로 잠깐만 서 있어.”
6개월 만에 찾아온 쥬디의 모습은 그날따라 눈이 부시도록 예뻐 보였습니다. 쥬디는 그 당시 유행했던 긴 주름치마를 입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치마는 종아리 부분이 좁아 걷기에는 약간 힘들었지만 엉덩이 부분의 선이 아름답게 나타났기 때문에 당시 미국 여성들로부터 대단히 환영을 받았던 옷입니다.
“바로, 이것이다.”
번개같이 스쳐가는 생각을 루드는 놓치지 않았습니다.
쥬디가 멈춰서는 순간 루드는 미친 듯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쥬디의 모습을 병의 모양으로 스케치북에 옮겼습니다. 주름치마에 가려진 예쁜 엉덩이와 주름치마의 주름을 강조한 병을 그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됐어 ! 이제 됐어, 쥬디 ! 이 그림을 좀 봐 ! 쥬디의 모습이야, 어때? 정말 예쁘지?”
“.....”
“이제 됐어 ! 이젠 된 거야”
너무나 기쁜 나머지 루드는 쥬디를 번쩍 들고 껑충껑충 뛰었습니다.
사업가로의 대변신을 하게 한 끊임없는 실험정신
루드는 다음 날, 쥬디의 모습을 병에 옮겨 고안한 새로운 병을 미국 특허청에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그리고 곧 그 병의 견본을 만들었습니다. 2년 전 철공소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루드는 병을 만드는 금형의 제작도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루드는 병을 만드는 금형의 제작도 스스로 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새로운 병을 만든 루드는 그 병을 가지고 코카콜라 회사 사장을 찾아갔습니다.
“사장님, 이 병을 보십시오. 모양도 예쁘고, 물에 젖어도 미끄러지지 않는 병입니다. 이병을 선택해 주십시오.”
그렇지만 사장의 반응은 의외였습니다.
“아주 좋은 병입니다. 모양도 아주 예쁘고 주름이 있어 물에 젖어도 미끄러지지도 않는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가운데 부분이 볼록하게 나와 콜라의 양이 많이 들어갈 것이 틀림없소. 무척 안타깝지만 이 병은 채택할 수 없습니다.”
사장의 이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루드는 물러서지 않고 끈질지게 매달렀습니다. 비서들이 떠밀다시피 루드를 사장실 밖으로 밀어내려 했으나, 그는 비서들을 뿌리치고 사장이 사용하는 물컵을 집어 들고 다시 사장 앞으로 다가갔습니다.
순간 사장은 루드가 행패라도 부리는 줄 알고 재빨리 몸을 피했습니다.
“루드 ! 이 무슨 경망한 것이오? 이미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소?”
“아닙니다. 사장님! 이것 한 가지만 더 보아 주십시오.”
루드는 사장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했습니다. 그때서야 루드가 행패를 부리는 것이 아님을 알아차린 사장은 안심한 듯 의자에 앉았습니다.
“뭐요? 앉아서 용건만 간단하게 이야기 하시오.”
“사장님, 제가 만든 이 병과 사장님의 물컵 중 어느 쪽에 더 많은 양의 물이 들어가겠습니까?‘
“이 사람이 누굴 바보로 아나? 그야 물론 당신의 병에 많은 물이 들어가겠지.”
“....”
루드는 사장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답 대신 병에 물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난 후 그 가득 채운 병의 물을 물컵에 따랐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병 속의 물을 모두 따랐는데도 컵은 겨우 80퍼센트 정도만 채워졌을 뿐입니다.
“아, 아니... 이럴 수가 !”
깜짝 놀란 사장은 루드의 손을 덥석 잡았습니다.
“정말 미안하오, 루드. 잠시 경솔했던 나를 용서하시오. 당신의 아이디어를 계약하겠소.”
루드의 병은 즉석에서 6백만 불이란 거액에 계약되었습니다. 순간의 아이디어가 6백만 불의 사나이 루드를 탄생 시킨 것입니다. 이때가 1923년 가을이었습니다.
이 계약으로 순식간에 6백만 불의 재산가가 된 루드는 꿈과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주었던 고향 친구 쥬디와 결혼하여 고향으로 내려와 각종 유리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에 일생을 바쳤습니다.
(출처 : 발명박사. 왕연중 엮음, 글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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