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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미용실 풍경
지금으로부터 약 70여 년 전 어느 날, 미국에 사는 토니 하리스는 미용실을 견학하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40세인 하리스는 미용품점을 경영하고 있었는데 아내의 짜증 섞인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예뻐지는 것도 좋지만 이건 너무 심해. 파마 한번 하려면 고문을 받는 것 같다니까.”
“왜 그래? 여보!”
토니 하리스는 안으로 들어서며 불평하는 아내에게 부드럽게 물었다.
“아, 글쎄 파마를 하는 것이 아주 고통이라니까요. 안 할 수도 없고.”
“시간도 꽤 오래 걸린 것 같은데.”
“요금은 또 얼마나 비싼데요.”
“그래? 도대체 어떻게 하길래 그래.”
“궁금하면 직접 가 보세요.”
그래서 하리스는 여느 때처럼 화장품을 챙겨서 가까운 미장원에 갔다.
‘오늘은 화장품만 팔고 나올 것이 아니라 한번 지켜봐야겠다.’
마침 미장원 안에는 서너 명의 젊은 부인이 나란히 앉아 파마를 하고 있었다.
여인들은 머리에 커다란 통 같은 것을 쓰고 있었다. 몇 가닥의 전선을 천장에 붙잡아매어 머릿 가죽이 데일 정도로 전기 열을 받고 있었는데, 부인들은 아픔을 참느라 모두들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아프세요?”
하리스의 물음에 부인들은 한결같이 찡그리며 대답했다.
“녜, 보면 모르시겠어요?”
아무리 아름다워지기를 바라는 여인들이지만 이런 불편함과, 참기 어려운 고통을 계속해서 견디어내기란 어려울 것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미장원에서 많은 시간과, 비싼 요금을 빼앗기는 것이다.
하리스는 가끔 보아온 모습이었지만, 그날따라 아내의 말을 떠올리며 부인들의 파마 모습을 쭉 지켜보았다.
가정용 파마기의 발명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리스는 어떻게 하면 파마를 간편하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불편한 파마를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보면 어떨까?’
그는 발명으로 인해 대 실업가가 되는 꿈을 지니고 있던 터라 그동안 많은 연구를 해왔고, 또 언젠가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적중하리라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었다.
“여보, 정말로 파마는 고통스럽고 불편한 작업이었어.”
“그렇지요?”
“응, 그래서 생각한 건데,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파마 방법을 연구해보고 싶어.”
“어머, 그래요? 그렇게만 된다면 우선 제가 먼저 사용할 거예요.”
하리스는 발명의 소재를 찾게 되자 그의 연구를 진행시켰다.
‘발명은 좋은 소재를 찾으면 반은 성공이다.’라는 말처럼 그의 연구는 하루가 다르게 진전되었다. 하리스는 온갖 서적과, 남의 지혜를 총동원했다.
먼저 머리를 곱슬곱슬하게 만들어 주는 웨이브 액을 고안하고, 얼마 뒤 중화액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권모기와 고무띠 등을 단시일에 완성했다.
“됐다. 이제 이것들을 양홍색과 흰 무늬의 의장인 상자에 넣으면 한벌(세트)이 되는 거야.”
하리스는 완성된 파마기 세트를 화장품과 함께 팔았다.
“새로운 파마기 세트 입니다. 간편하고, 손쉽게 할 수 있습니다. 사용해 보십시오.”
하리스는 자신의 발명품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우선 내 발명품을 시험 판매해 보자.’
결심한 그는 먼저 두 도시에서 자기가 만든 가정용 파마기를 시험 판매했다.
“여보, 어때요? 제가 사용해 본 바로는 매우 편리하고 좋았는데. 틀림없이 부인들도 좋아하지요?”
아내의 물음에 하리스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음, 예상했던 대로요. 당신이 좋다는데 부인들이 싫어할 리가 없지.”
가정용 파마기는 부인들 사이에 큰 인기가 있었다.
“집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데. 파마기 말이에요.”
“그런 게 있었어요?”
“새로 나왔대요.”
“그럼 당장 가서 사야겠네요.”
여성들은 이 편리한 파마기 세트를 사려고 밀려들었다.
하리스는 판매를 시작한 첫 해인 1944년에 80만 달러, 이듬해에는 4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하리스, 400만 달러라고 그랬어요?”
“그렇다니까. 이제부터는 더 정신이 없을 거야. 여보!”
1946년 말이 되자, 토니 하리스의 소매점은 전 미국에 퍼졌다.
하리스는 발명품의 선전에도 머리를 썼다.
“자, 여기 쌍둥이 아가씨가 있습니다. 한 쪽은 토니의 파마기를 이용하여 자기 손으로 파마를 했고, 다른 한쪽은 미장원에서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파마를 했습니다. 그러면 어느 쪽이 토니의 파마인가를 맞추어 보십시요. 맞추시는 분에게 상품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쪽이요. 이 쪽!”
“녜, 잘 맞추셨습니다.”
이 선전방법은 매우 훌륭했고, 효과적이었다. 무려 100만 명의 여성들이 앞을 다투어 가며 토니의 가정용 파마기를 샀다.
“토니의 파마기 주세요.”
“여기도 한 세트 주십시오.”
하리스는 이 광경을 보며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이것을 전세계에 알려서 더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도록 해야겠소.”
“좋은 생각이세요.”
6쌍의 쌍둥이를 전 세계로
하리스는 6쌍의 쌍둥이를 모아 한 쌍은 영국, 또 한 쌍은 프랑스, 이런 식으로 전 세계에 보냈다.
“자, 여기 한 쌍의 쌍둥이 아가씨가 있습니다. 한 쪽은 토니의 파마기를 이용하여 파마를 했고.”
그런데 엉뚱한 곳에서 문제가 터졌다.
토니의 파마기 때문에 미용원의 고객을 잃은 미용사들이 100만 달러의 자금을 모아 악선전을 시작한 것이다.
“토니의 파마기는 엉터리 입니다. 속지 마세요.”
그러나 좋은 발명은 어떤 방법으로도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여보! 큰일 났어요. 미용원에서 당신 파마기를 악선전하고 있대요.”
“걱정 말아요. 당신은 내가 당신을 위해 만든 파마기가 어떤 것인지 직접 써 보면서도 못 믿는 거요?”
“토니, 그건 아니지만.”
“좋은 발명품이라면 결국 효과를 막을 수 없을 거요. 소비자들이 더 잘 알테니까.”
“그래요. 그렇고말고요.”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토니의 가정용 파마기는 불과 4년 만에 놀라운 발전을 이룩했다.
이것을 지켜보는 기업이 있었다.
어느 날, 미국의 유명한 기업에서 토니 하리스를 찾은 것이다.
“토니 하리스 씨! 안녕하세요? 질레트회사에서 왔습니다.”
“질레트회사라면 그 유명한.”
“그렇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그런데 어떻게 오셨는지.”
“녜, 말씀 드리지요. 사실은 당신의 파마기를 사고 싶습니다.”
“제 파마기를 사시겠다고요?”
“네, 2천만 달러를 드리고, 저희 질레트회사의 중역으로 당신을 모시고 싶습니다.”
“2천만 달러라고요?”
“그렇습니다.”
질레트회사는 결국 토니의 파마기를 2천만 달러에 사들였다. 그리고 토니 하리스는 그 회사의 중역으로 일하게 되었다.
아내 사랑과, 불편을 개선해 보고자 하는 토니 하리스의 노력이 결국 가정용 파마기를 발명하게 했고 그 발명은 발명가에게 많은 것을 되돌려 주었다.
“여보! 출근 하셔야지요.”
“으응, 알았어요.”
부와 명성과 행복을 한 손에 거머쥐게 된 토니 하리스는 아내의 배웅을 받으며 질레트 회사로 출근을 서둘렀다.
“여보, 다녀오세요.”
아침 햇살이 하리스 부부의 사랑을 훔쳐보려는 듯 창문 앞에서 서성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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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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