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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용도를 찾아보자
돼지에게 진주는먹지 못하는 쓸데없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저 돼지에게는 구정물이 최고이다. 돼지가 쓰임새를 알고 기뻐하는 것은 먹는 것 밖에 없으니 말이다. 아무리 멋진 보석이나 훌륭한 기계라고 해도 쓰임새를 모르면 소용이 없다. 운전을 전혀 못하는 사람에게 자동차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공연히 사고만 일으킬 뿐이다.
그러나 반대로 새로운 용도의 발견으로 발명품의 값어치를 한층 높인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돼지의 구정물 속에서 진주를 발견하는 사람인 것이다.
구두, 지갑, 바지, 가방 등 모든 물건에 사용되는 지퍼.
이 지퍼도 한 때는 돼지에게 던져진 진주와도 같은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이것을 희대의 발명품으로 끌어올린 것은 지퍼의 새로운 용도를 개발해낸 사람들에 의해서였다.
지퍼는 1893년 미국의 제트슨에 의해 발명됐고, 대량생산하는 기계를 발명한 사람은 워카라는 육군 중령이었다.
제트슨과 워카라…. 그러면 이들은 엄청난 돈을 벌었겠네! 지퍼야말로 세계적으로 쓰이는 일상품이니까!
정상적이라면 이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두 공로자가 얻은 것은 막대한 손해와 19년의 시간낭비였다. 왜 그런 결과가 나왔을까? 바로 지퍼의 용도를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퍼는 오히려 엉뚱한 사람에게 어마어마한 부를 안겨다 주었다. 부르클린의 한 양복점 주인은 전대와 해군복에 지퍼를 사용해 유례없는 판매고를 올렸다. 그리고 1930년 프랑스의 디자이너 S씨는 부인용 예복에 지퍼를 사용해 큰 인기를 누렸다.
발명가가 19년이라는 시간을 바쳤어도 얻어내지 못한 성공을 이들은 단 몇 시간 만에 이루어 낸 것이다. 확실히 보물은 그것의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의 몫이다.
=왕 연중의 ‘이제 I이론도 만들 때다’(1990년 발표)에서 발췌=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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