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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히와 화학비료
‘쓸데없는 일 하지 말라.’
우리는 너무 미리 단념하는 법에 익숙해져 있는 것이 아닐까? 너무 쉽사리 쏟아져 나오는 포기의 말들. 은연중에 남에게까지 강요하는 단념들.
그러나 세상에 부질없는 일, 쓸데없는 일은 없다. 부질없는 일이란, 극히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사고방식의 소산물이다. 좀더 적극적인 사고를 갖고 신념을 가진다면, 세상에 부질없는 일이란 없음을 알게 된다.
‘소용없는 일이라니까.’
‘부질없는 일이야.’
우리는 종종 이렇게 간단한 말로, 자신의, 혹은 남의 창의력을 무참히 꺾어버린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가도, 이내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생각을 접어버린다. 불가능을 미리 예측하고 포기해버리는 것이다. 이런 자세로는 어떠한 결과도 얻을 수 없다.
발명가들이나 발명품에 일종의 경외심을 갖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없는 일로 여겼던 일이 현실화하는 데 있다.
불가능이라 여겼던 일들을 가능케 하는 데에 놀라 그들의 기술과 지식, 경험을 떠받들며, 보통과 다른 사람으로 구별 짓는 것이다.
그러나 항상 강조하는 바이지만, 발명가라해서 특별한 존재는 아니다. 타고난 창의력이나 특별히 주어진 소질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사고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우리가 부질없는 짓으로 구분하는 것들이, 그들에겐 도전할만한 것으로 탈바꿈한다. 그들은 부질없는 일은 없다는 진리를 잘 알고 있는 이들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남보다 앞선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이다.
“아니! 저 모래땅을 뭣에다 쓰려고 그런데?”
“몰라, 감자농사를 짓겠다고 하는 것 같았는데.”
“정말 별 미친놈이 다 있군. 그렇게 할 일이 없나 그래.”
리비히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너무나 차가웠다. 다들 그가 부질없는 일에 매달려 헛고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모래땅에다 농사를 지을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지. 하지만 그게 가당키나 한 일이야?’
그러나 리비히는 사람들의 비웃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목표를 향하여 돌진했다. 그에게는 그 누구도 꺾을 수 없는 신념이 있었다.
‘식물의 주 성분인 인산, 석회, 칼륨 등의 광물질을 비료로 사용하면 유기 비료를 대신할 수 있을 거야. 분명 모래땅에서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어.’
신념의 결실은 놀라웠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모래땅에서 맛있는 감자를 생산해낸 것이다. 버려져있던 황무지에 새 생명이 싹트게 되었다.
가난한 농업국이었던 독일에겐 다시없을 반가운 일이었다. 근대화가 늦었던 독일에게 모래땅에서 쏟아져 나오는 감자야말로 보석과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결과에 온 세계가 놀랐다. 광물질이 모래땅을 비옥한 땅으로 바꾸리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이것으로 세계는 화학비료의 시대를 맞게 되었다. 한 사람의 신념이 세계의 흐름을 바꾼 것이다.
신념과 자신감을 가지면 발명은 가깝게 다가온다. 평범한 주부나 학생에게나 모두 도전 가능한 일이 되는 것이다. 평범한 주부였던 한 여성도 신념을 가지고, 누구도 해결치 못한 일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두었다.
용변을 보면 상당한 악취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 창문을 열어 놓거나, 환기팬으로 가동시키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시켜 보지만 모두 헛일이다. 민망하게도 끈질기게 악취가 남아, 다른 이에게 불쾌감을 선사하고 만다.
유일한 해결책이 있다면, 악취가 아예 변기 밖으로 새어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뿐이다. 이것은 언뜻 생각하기엔 부질없는 일만 같다. 냄새를 막아낸다니. 유령 사냥꾼이 아닌 이상에야 해낼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이런 단정을 내린 사람이 있다면, 당장 지금 곧 그 의견을 철퇴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벌써 이 문제를 해결한 주부가 있기 때문이다.
해결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녀는 좌변기 하부에 환기 구멍을 뚫고 이것을 배기통과 바로 연결시킴으로써 악취가 변기 밖으로 새나가기 전에 집밖으로 빼내도록 하였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창문을 열지 않아도, 화장실에 불쾌한 냄새가 남지 않아 본의 아닌 실례를 저지르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우리 주위에는 발명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이것을 이용하느냐 못하느냐는 순전히 자신의 책임인 것이다. 부질없는 일이란 고정관념에 매달리면, 눈앞의 기회도 놓치고 만다.
미래는 도전하는 자의 것이라 했다. 미리 단념하는 것은 죄악이다. 자신에게 혹은 인류에게 죄를 짓는 것이다.
일단 과제가 생기면 신념을 가지고 매달려 보자. 미래가 자신의 것이 될 것이다.
기센에 아직 남아있는 ‘리비히의 언덕’을 다시금 생각해보자.
부질없는 일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다시금 깨닫게 될 것이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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