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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 가능한 상품
새로운 아이디어 개발에 도전하려는 사람이라면, 휴대 상품의 개발에 눈을 돌려보자. 레저 문화의 힘찬 시동에 발맞춰 붐을 일으키고 있는 휴대상품 개발은 충분히 시도해볼만한 아이디어의 보고이다.
‘열심히 일하고 충분히 즐긴다.’
합리적인 사고방식이 배어있는 신세대에겐, 직업뿐 아니라 여가활동도 치열한 전문 분야인 것 같다. 그들은 어중간히 방바닥에 엎어져 있는 이들을 방콕족(방에 콕 박혀 있는 사람)내지는 하이트족(지하 150m에 틀어 박혀 있는 할일 없는 사람)이라 비웃으며 쉬는 시간마저 충분히 활용하고자 한다. 즐기며 사는 인생이란 가치관이 확실히 서있는 때문인 것 같다.
그 덕분인지, 때 아닌 레저 산업 호황 바람이 일고 있다. 일부 계층에게 국한된 레저라 여겨졌던 스키는 보편적인 것이 되었고, 볼링장에는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게임을 즐기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산악 클레이밍에 도전하는 젊은이, 페러글레이딩 같은 보기만 해도 가슴이 뛰는 아슬아슬한 모험에 뛰어드는 이들도 상당수이다.
다시 말하면, 여가 시간을 이용하여 활발히 움직이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 조류에 편승하여 장사꾼, 아이디어맨의 기질을 발휘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고도 남는다.
스키를 타는 이들에게 필요한 아이디어용품은 무엇이 있을까? 휴일 새벽, 일찌감치 집을 나서는 강태 공들의 구미에 맞을 신상품은 어떤 것인가? 틀림없이 일상품들의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한 휴대용품들로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좋은 실례는 휴대용 레저쿨러. 강태공의 아이스박스를 대신할 휴대용 냉장용기로 많은 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품이다.
낚시꾼뿐만 아니라, 더운 여름철 집을 떠나는 모든 이들에게 아이스박스는 필수품이다. 애써 잡은 통통한 붕어를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고, 얼음을 가득 채워 차가운 음료수를 만든다던가, 아침 일찍 일어나 정성스레 싼 도시락을 상하지 않게 보관하는 데에도 한몫한다. 이리 저리 움직이기 간편한 간이 냉장고의 몫을 한다고나 할까?
그러나 아이스박스를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바이겠지만, 아이스박스에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냉장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 단열재와 얼음을 이용한 소극적 냉장법이기 때문에 장시간엔 당할 재간이 없다. 처음 한 두 시간 동안은 완벽한 냉장을 자랑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냉장효과가 급격히 떨어져 결국엔 유야무야된다. 계속 이용하자면 얼음을 교체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줄줄 따라다닌다.
둘째, 아이스박스의 크기에 비해, 활용공간이 절대적으로 좁다는 것이다. 냉장을 위해 얼음을 채워 넣다보니, 그만큼 다른 물건을 넣을 공간이 줄어든다. 주와 객이 바뀌었다고나 할까? 게다가 얼음이 녹기라도 하면, 아이스박스 안은 금 새 홍수를 방불케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물이 출렁이고, 과일들은 둥둥 떠다니고.
이런 결점을 없애려면 냉장고와 같이 냉매를 이용한 적극적 냉장법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신의 키보다 큰 냉장고를 일일이 들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게다가 이 가전제품을 가동시킬 전기공급도 불가능하다.
여기에 가스냉장고의 원리를 이용한 휴대용 레저쿨러가 등장한 것이다. 얼음이나 전기선도 필요 없는 적극적 의미의 냉장 시스템이 탄생한 것이다. 이것은 휴대용 부탄가스 같은 보급용 가스로 가동된다.
이 제품의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가스버너가 암모니아수를 데우면, 암모니아가 기화되어 박스 안의 냉각파이프를 돌게 된다. 이때 기화된 암모니아는 다시 액화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주변을 열을 흡수한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박스 안은 열을 빼앗겨 냉장효과를 갖는다.
이 시스템으로 아이스박스 안의 온도는 영하 5c에서 영상 10c정도를 유지하며, 가스를 계속 보급하기만 하면 냉장시간은 얼마든지 연장 가능하다. 더욱이 냉각 장치의 무게는 기존 아이스박스에서 필요한 얼음의 삼분의 일 정도에 불과하므로 훨씬 가볍고, 박스 공간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박스 안이 항상 건조한 상태로 유지되므로 식품에 물이 베일 염려도 없다. 그야말로 작은 냉장고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 소형 냉장기기는 쓰는 이의 아이디어에 따라 얼마든지 변신도 가능하다. 장기간 입원하는 환자에겐 간편한 냉장고로, 여름에는 임시 김치전용 냉장고로, 혹은 장시간의 운전에 지치는 운전자들을 위한 냉장고로, 긴급 혈액 수송용 기기로 온갖 부분에 이용할 수 있다. 그야말로 팔방미인 상품인 것이다.
앞서 언급한 레저용 휴대품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굳이 레저용이라 못 박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시장 개척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휴대용으로 만들 만한 상품은 무한하다. 개발하고 상품화하는 과정만이 남은 것이다.
좀더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일상을 둘러보자. 하루에도 수십 가지씩 휴대용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다.
편리한 전기밥솥을 휴대용으로 만든다면 어떨까? 다리미는? 전기장판이나 TV, 선풍기는? 아니 아예 집 전체를 굴러다니도록 만드는 것은 어떨까?
무궁무진하고 전망 밝은 휴대상품 개발에 과감히 시간을 투자해보자.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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