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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의 발명
‘낫 놓고 ㄱ자도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문자로 평가받고 있는 훈민정음 자음의 첫 자인 ㄱ자와 같은 모양의 낫은 실로 간단한 구조의 농기구지만 없어서는 안 될 약방의 감초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신석기시대 중국의 어느 농촌마을. 어떤 사람이 오랜 세월동안 초식동물의 아래턱뼈를 바라보며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톱니 모양의 이빨 대신 테두리를 톱날처럼 판 돌날을 잇몸 모양의 틀에 붙인 낫을 발명했다.
당시 낫을 발명한 가장 큰 이유는 보리나 이와 유사한 밭작물을 베기 위해 발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것이 우리나라 등 동양에 널리 전파되었고, 유럽에도 전파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함께 벼농사가 주종을 이루었던 동남아시아에서는 조개껍데기를 갈아 벼이삭을 자르는데 사용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과 일본에서는 작은 돌칼을 만들어 벼이삭을 자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본래 낫의 고어는 ‘낟’이었다. 또, 칼날의 ‘날[刀]’은 ‘낫’과 어원이 같은 말이었다.
한편, 유럽의 신석기시대 낫은 별로 알려진 바가 없으나 청동기시대 이후에는 청동 및 쇠 낫이 지역특성에 맞게 발명되었다. 청동으로 만든 낫 중에는 날과 자루를 하나로 만든 일체형이 있고, 초식동물의 아래턱뼈 모양에 날을 끼운 낫이 있는데, 이것은 동양에서 처음 만들어진 돌낫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비록 국토는 좁지만 전통적인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과학적으로 쇠 낫이 발명되었다. 낫 하나를 만들기 위해 최소한 8번의 단조과정을 거치고, 낫의 날 부위와 다른 부위와의 강도에 차이를 주기 위하여 특수한 열처리를 한 기술은 현대 첨단산업에 응용해도 손색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쇠 낫은 삼한 또는 삼국시대부터 사용되었으며, 발명은 이 보다 훨씬 이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까지 발굴된 당시의 쇠 낫은 수백 개로 농기구 중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다. 기원 후 1세기에 발명된 쇠 낫과 기원 후 1~2세기에 발명된 쇠 낫은 박물관에서도 어렵지 않게 실물을 볼 수 있을 정도다.
동·서양의 낫이 지역에 따라 그 모양이 조금씩 다르듯 우리나라의 낫도 지역에 따라 날의 길이나 너비 그리고 날과 자루와의 각도 등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한편, 낫은 경우에 따라 가끔은 전쟁의 무기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는 고구려의 벽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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