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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 피임약
전 세계 약 10억 명의 여성이 복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경구피임약은 20세기를 빛낸 획기적인 발명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피임의 역사는 경구피임약이 개발되면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여성들로 하여금 출산을 조절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가족제도와 성윤리 등에 가져온 변화가 바로 그것이다.
과학자와 저명인사 100여 명이 새 밀레니엄을 앞두고 ‘지난 2000년 동안의 위대한 발명’ 121가지 중 하나로 피임약을 꼽았을 정도다. 20세기에 피임약이 발명되는 과정은 한 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아주 서서히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졌다. 호르몬제를 사용한 피임은 이미 1920년부터 알려져 있다.
여러 피임약 중 가장 뛰어난 피임약으로 평가되는 경구 피임약을 발명한 사람은 미국 하버드대의 그레고리 핀커스와 존 로크 교수팀. 이들은 1956년 여성의 배란을 억제하기 위해 먹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발명했다. 경구 피임약이 바로 그것이다.
이 약은 1960년 미국 식품의약청의 사용을 승인하였고, 1962년부터 영국을 필두로 전 세계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작은 알약으로 어떻게 임신을 막는 걸까. 먹는 피임약은 여성호르몬을 이용해 배란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자궁입구의 점액을 끈끈하게 해 정자가 통과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만약 정자가 경부점막을 통과했더라도 난세포를 보호하고 있는 세포들을 뚫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난자와 정자가 결합되었더라도 수정이 안 되도록 방해하는 작용을 한다.
이에 따라 피임 성공률이 99%에 이르는 안전하고 편리한 피임법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명의 여성이 복용하고 있다. 특히 성교육이 활발한 벨기에·뉴질랜드·네덜란드·독일 등 유럽 선진국은 가임 여성 3명 중 1명이 복용할 만큼 보편화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2%로 복용하여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는 학교나 사회에서 피임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피임약은 매우 안전해졌다. 호르몬 함량이 높아 몸이 붓는 등 일부 부작용이 우려됐던 과거 피임약과 달리 최근의 피임약은 여성호르몬 함량을 5분의 1, 황체호르몬 함량을 10분의 1수준으로 낮춰 안전할 뿐 아니라 피임효과 외에도 다양한 건강상 이점이 있다. 실제로 먹는 피임약이 피임이란 기본 기능 말고도 대장암 발병 위험을 줄여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외에도 난소암·자궁내막암·난소낭종·양성유방질환·골반염질환·골다공증 등의 질환발생 위험률을 낮춘다. 이 같은 효과는 피임약의 호르몬 성분 때문. 자궁내막을 얇게 해 생리 량을 감소시키므로 빈혈 예방과 생리통 감소에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1968년에 도입되었다. 먹는 피임약 외에는 사후 사후피임약이 있다. 이 약은 성관계 후 72시간 내 한 알을 복용한다. 편리하나 한 번 복용할 때 일반 먹는 피임약의 10배에 이르는 호르몬이 한꺼번에 가해져 여성의 몸에 상당한 무리를 준다. 피임 실패율도 40% 정도로 높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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