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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지급기의 발명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 연휴동안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은 곳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현금지급기가 있는 무인 은행창구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카드가 있기는 하지만 현금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했기 때문이니라.
현금지급기가 발명되기 전에는 휴일에는 현금을 찾을 수가 없고, 평일에도 은행창구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필자도 그런 경험이 있다. 그런데 요즘도 현금지급기를 이용하지 않고 은행창구에서 자기 순서를 기다리며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현금지급기의 발명과 등장은 많은 사람들이 은행 창구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폐단을 사라지게 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편리한 현금지급기는 언제 누가 발명했을까?
때는 19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발명가는 아르메니아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35세의 발명가 루터 조지 심지안. 심지안은 은행에서 돈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보고 현금지급기를 발명하기로 마음먹었다.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지만 꾸준한 연구 끝에 발명에 성공했고, 첫 번째 설치된 곳은 시티은행 뉴욕지점 로비였다.
심지안과 시티은행은 새로 발명하여 설치한 현금지급기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확신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이용객은 은행창구 직원을 보기 꺼려하는 매춘부와 도박꾼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
보통사람들이 이 현금지급기를 기피한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이 아니고 기계인 만큼 정확한 금액을 지급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현금지급기를 불신했기 때문이다. 시티은행은 정확한 금액을 지급한다고 적극 홍보했으나 사람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했고, 끝내 현금지급기 사용을 중단했다. 이후 현금지급기는 30여 년 동안 찾아 볼 수 없었다.
현금지급기 발명에 다시 도전한 사람은 스코틀랜드의 발명가 존 셰퍼드 배런. 당시 42세의 배런은 욕실에서 언제 어디서나 쉽게 현금을 찾을 수 있는 기계를 생각했고, 드디어 세계 두 번째 현금지급기를 발명하는데 성공했다. 배런이 발명한 현금지급기가 처음 설치된 곳은 영국 런던 북부에 있던 바클레이스 은행 엔필드타운 지점. 은행은 현금지급기를 널리 홍보하기 위해 당시 최고의 코미디언이었던 레그 바니를 첫 고객으로 내 세우기도 했다.
배런은 돈이 잘못 인출되지 않도록 고객의 PIN(개인 식별번호)이 암호화되어있는 종이증명서를 개발했다. 이 현금지급기는 네 자리의 PIN으로 개개인의 신원을 확인하였다. PIN을 네 자리로 설정해 놓은 이유는 발명가의 부인이 가장 잘 기억할 수 있는 최대 길이의 숫자가 네 자리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현금지급기는 출금하는 기능밖에 없었다. 또 해당 은행에 계좌가 있는 사람에게만 현금을 지급했다.
어떤 은행의 현금지급기로도 현금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은 은행 간 전산망이 발달되면서 부터였다.
배런이 발명한 종이증명서는 얼마 후 발명가 텍산 돈 웨첼이 발명한 플라스틱 카드로 대체되면서 현금지급기는 전 세계로 번져가게 되었다.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유원대학교 IT융합특허학과 협력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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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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