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변성 잉크 발명
잉크처럼 긴 역사를 가잔 발명품도 흔치 않다. 기원전 4000년에 발명되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급기야 전자잉크까지 발명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의 한나라 초에 발명된 먹물을 고대부터 사용하였다. 변변한 잉크를 발명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1982년 동서양행 이희동사장이 불변잉크를 발명하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필자가 이사장을 처음 만난 것은 1990년으로 자신의 발명으로 사업화에 성공한 이후였다. 당시 필자는 한국발명진흥회가 발간하는 ‘월간 발명특허’의 편집장이었다.
‘이 잉크로 쓴 글씨를 지을 수 있는 분에게는 1억 원을 드리겠습니다.’
당시 이사장이 언론에 내건 이색적인 현상공모의 내용이다. 이사장이 1984년 특허를 받은 불변성 잉크(특허 제18229호)는 어떠한 화학물질로 지울 수 없고, 어떠한 환경에서도 변하지 않아 잉크발명의 혁명으로까지 평가되었다.
군복무 시부터 잉크에 관심을 가진 이사장은 제대 후 각종 서류는 물론 은행의 수표나 어음까지 위조되는 사건들이 빈번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 이 발명을 결심했다.
이사장의 불변성 잉크의 발명은 한 마디로 끈질긴 노력의 결실이었다. 화학에는 전혀 문외한이다 보니 오직 반복실험과 실패의 연속이었다. 606번의 실험 끝에 발명에 성공한 폴 에를리히의 ‘살바르산 606’처럼 이사장의 불변성 잉크의 발명도 밤낮 없는 반복실험과 실패의 결실이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수백 번의 반복실험 및 실패 끝에 기적의 불변성 잉크를 발명한 것이다. 이 불변성 잉크는 13가지 특수약품의 혼합과 특수공정의 노하우로 제조되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기존 잉크의 결함인 산화성 또는 환원성을 없애기 위해 덱스트린이라는 화학물질 등을 첨가, 잉크가 지워지지 않게 했고, 산성잉크를 안식향산으로 승화시켜 내수성과 내광성이 우수해지도록 했다.
수백 번의 실패 끝에 연구가 끝난 것은 1982년. 즉시 특허를 출원하고 동서양행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윤추구보다 사회기여’란 나름대로 철학을 갖고 회사를 설립했으나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다.
불변성 잉크의 성능을 믿으려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허등록에 이어 국립공업연구소와 공업진흥청의 성능인정 그리고 국내·외 발명품전시회에서 수상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미국대사관을 비롯하여 체신부와 조달청 및 은행 등 납품의 길이 열리고, 50여 개 국에 수출의 길도 열린 것이다. 특히 이 불변성 잉크는 당시 공공연한 비밀 중에 하나였던 인지의 재사용도 불가능하게 하여 1천억 원에 이르던 국고손실을 줄이는데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누구나 자신의 두뇌 속에 보물 상자가 들어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사장은 시종일관 자신의 발명을 우연이었다며 겸손해한다.(*)
왕연중(한국발명교육신문 회장)
|
왕연중의 발명이야기
Designed by DOW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