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마솥의 발명
우리나라 고유의 주방 용품
바라보기만 해도 듬직하고 따뜻한 모습에서 아버지의 모습과 어머니의 정이 느껴지고, 그 안에서 익어가는 밥에서는 고향의 냄새가 나는 우리나라 고유의 주방 용품 가마솥. 우리나라 식생활에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안타깝게도 20세기로 접어들면서 새롭게 등장한 양은 솥, 압력밥솥, 전기밥솥에 밀려 그 모습을 감추고 있지만 아주 먼 옛날부터 한 가정을 대표하는 주방 용품이었다. 이에 따라 집을 짓거나 이사를 할 때에는 가장 먼저 가마솥부터 부뚜막에 걸었다. 이는 곧 새롭게 살림을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런 관행에서 우리나라에서는 한집에서 오랫동안 함께 산 사람을 가리켜 '한솥밥을 먹고 지내는 사이'라고 말한다.
가마솥이 자취를 감추는 가장 큰 이유는 대가족 제도가 사라지면서 큰솥이 필요하지 않은데다 주방 구조가 현대화되어 가마솥을 걸 부뚜막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도 시골의 전통가옥에 가면 2~3개의 크고 작은 솥이 걸려있는데, 그중 1~2개는 가마솥이다. 나머지는 양은솥이다. 그런데 양은솥은 열전도율이 높아 빨리 끓는 대신 빨리 식어 버리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가마솥과 같은 맛을 낼 수가 없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이러한 가마솥의 장점을 살린 밥솥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서양보다 1000년 이상 앞선 발명
가마솥이 언제 어디서 발명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밥을 주식으로 하는 동양에서 발명된 것은 분명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삼국시대 이전부터 솥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의 고분에서 토기로 만든 솥이 출토되었고, 낙랑 9호 고분에서는 돌솥이 토출되었다. 또, 삼국시대 고분 벽화에서는 솥의 그림을 발견되었으며, 그 이후의 고분에서는 놋쇠나 구리로 만든 솥이 토출되었다. 이는 곧 이 시대부터 무쇠를 이용한 가마솥을 사용한 듯하다.
가마솥은 보기와는 달리 매우 과학적으로 제작되었다. 1679년에 데니스 파팽이 발명한 압력솥의 원리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1000년 이상 앞서 압력을 이용한 밥솥을 발명한 것이다.
가마솥은 뚜껑의 무게가 무거워서 이 뚜껑의 무게로 솥 안에 생기는 수증기의 압력을 높이도록 제작되었다. 이에 따라 수증기가 새어나가는 것을 방지하여 솥 안의 수증기 압력을 높임으로써 밥이 빨리 되게 했다. 가마솥에 밥을 하면 밥맛이 좋은 까닭이 여기에 있다.
(글 왕연중)
|
왕연중의 발명이야기
Designed by DOW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