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 값싸고 실용적인 볼펜에 밀리더니 급기야는 컴퓨터시대의 도래로 일상에서 잊혀가는 만년필. 그러나 손에 익은 만년필의 향취 를 잊지 못하거나, 첨단사회의 속도감과 획일성이 싫은 아날로그 주의자들은 여전히 만년필에 검은 잉크를 채워넣는다.
‘몽블랑’은 최고의 만년필 브랜드. 1세기에 걸쳐 인류의 역사 를 기록해왔다. 1990년 10월 3일. 동서냉전의 상징이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 서독의 콜총리와 동독의 디메제이로 총리가 함께 한 통일조약서 서명에도 몽블랑의 ‘마이스터스튁 149’가 사용되었다. 그외 몽블랑 마니아는 서독의 슈미트 전총리, 엘리 자베스 영국여왕, 소피아 스페인여왕 등 수를 헤아릴 수 없다.
1906년 독일 함부르크의 문구상 C J 휘스와 은행가 C W 라우젠, 베를린의 기술자 W 잔보아는 함부르크에 만년필 제조공장을 세우 고 ‘심플로’라는 이름의 상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회사명을 몽블랑으로 바꾼 것은 1910년. 심벌마크인 흰별모양도 이때 등장 했다. 만년필 뚜껑 윗부분에 새겨진 6각형의 흰별은 알프스산맥 의 몽블랑 봉우리를 덮고 있는 만년설의 결정체를 상징한다. 펜 촉에 새겨진 숫자 ‘4810’은 몽블랑 정상의 높이. 유럽 최고의 명품을 만들겠다는 선언이 담긴 것이다.
‘몽블랑’의 비밀은 무엇보다 펜촉의 정교함에 있다. 모든 펜촉 은 수공으로 만들어지며, 18k금촉의 경우 150여개의 공정을 거친 다. 고전미와 현대미가 조화된 디자인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몽블랑의 대표작은 1924년 첫선을 보인 ‘마이스터스튁’. 플래 티늄으로 상감처리되고 뚜껑에 3개의 금도금 링장식이 있는 이 제품은 보석만큼이나 비싸다. 그 뒤를 이어 루비 오닉스 사파이어 등으로 장식한 여성용 ‘보헴’라인이 탄생했다.
1992년부터는 인류문화사에 공헌한 역사속 인물들을 기리는 한정 판 제품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유럽의 르네상스를 후원한 메디치 가문을 기념한 로렌조 드 메디치를 시작으로 로마제국황제 옥타 비안, 프랑스 루이 14세, 영국의 리전트왕자 등이 매년 역사의 인물로 선정됐다. 이와 함께 몽블랑 문화상을 제정, 세계의 문화 발전에 기여한 인물과 기관, 단체들을 수상해왔다.
시대변화에 따라 몽블랑은 토털브랜드로 변신중이다. 주력품은 여전히 필기구이지만 10년여전부터 사무용품과 남성용 가죽소품 , 안경, 향수, 시계 등이 몽블랑의 이름으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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